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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본문
허락없이 퍼와서 죄송합니다.. 일단 죄송합니다.
인(忍)이 견딤이라면 둔(鈍)은 버팀이다. 견딤과 버팀은 무엇이 다른가.
견딤은 싫은 것을 이겨내는 것이고, 버팀은 힘든 것을 지속하는 것이다.
버팀의 둔(鈍)자를 살펴보자. 쇠 금(金)에 진칠 둔(屯) 자가 합쳐진 글자다.
둔(屯)은 싹이 트는 모습이란 데서 '어렵다'는 뜻히 파생됐다. 쇠는
날카로움이 생명인데 어려운 상태이니 무딘 것이다.
고 이병철 회장은 성공의 3가지 요건으로 운(運), 둔(鈍), 근(根)을 언급한
바 있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폴 스톨츠가 말한 역경지수에도 'endurance',
다시 말해 둔이 들어간다. 왜 성공에 날카로운 예(銳)가 아니라 무딘
둔(鈍)이 필요할까.
흥부가 톱으로 박 타는 장면을 생각해보라. 날카로운 톱으로 한 번에
자르지 않고 슬근슬근 계속해서 박을 탄다. 날카로운 한 번의 톱질보다
수백 번 계속되는 무딘 톱질이 더 유효한 것이다. 인디언이 기우제를
올리면 반드시 비가 내리는 이유는 '기우제의 영험' 때문이 아니라 될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다.
공자는 제자인 증자에 대해 "노둔하다"고 평한 바 있다. 그런 증자가
《대학大學》을 지어 공자의 도를 가장 충실히 후대에 전했다. 이는
마치 "잘생긴 나무는 먼저 베어져 서까래가 되고, 그보다 못생긴 나무는
베어져 기둥이 되고, 못생긴 나무는 큰 고목이 돼 산을 지킨다"는 장자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영리한 사람은 지능은 더 좋을지 모르나, 둔하게
기다리며 끝까지 버티는 능력이 떨어져 중도탈락하기 쉽다.
명마의 대명사로 불리는 천리마는 사실 빠르게 달리는 말이 아니다.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것은 그만큼 빠르다는 뜻이 아니라, 하루 종일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남들보다 늦더라도 조급해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자신의 속도로 나아가는 뚝심이다.
인생이 바로 그렇다. 강한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은 것이
강한 법이다. 그 기다림을 견디는 능력이 바로 둔(鈍)이다. 불평불만과
번민이 많은 것은 외부의 풍속, 시속에 민감해서다. 번민이 많다는 것은
목숨 걸고 일하려는 각오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려움에 직면해서도
쉽고 편하게 일하려고만 했기 때문에 번민이 생기는 것이다.
명품 조연배우 오달수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긴 무명생활을 통과해
오늘날 '천만 요정'으로 불리게 된 비결에 대해 '버티기'라고 말했다.
연극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한 그는 어느 날 연습실에서 배우들이 커다란
밥솥에 멸치 몇 마리 들어간 김치죽을 나눠먹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그때
인생의 참된 가치를 보았다고 한다. 인간다움이란 버티는 것임을.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죽 한 숟가락씩 나눠 먹더라도 버티니까 인간이다"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연기본질을 '매일 하며
버티기'라고 했다.
버티기는 미련해 보이지만 보는 것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가운데 내일은 잘될 거라고 믿고, 심지어 내일 잘되지 않더라도 '어제와
다른 내일을 만들기 위한' 오늘의 반복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있는 근성이
있어야 한다. 기다림과 실행력이 함께해야 한다. 권위 있는 영어사전을
만들기 위해 웹스터는 36년간 혼신을 다했다. 로마의 대 정치가 키케로는
연설을 잘하기 위해 매일 친구들 앞에서 연습했는데, 무려 30년 동안
계속했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최후의 만찬>을 10년간 그렸다.
남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어제의 나와 바교하며 '한 번 더'를 반복하는 것이
바로 '둔(鈍)'이다.
Y사장은 둔의 필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불가항력의 절벽이 느껴질 때가 있다. 그때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계절에 춘하추동이 있듯 인생에도 열심히 씨를 뿌려야
할 때, 수확할 때,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
세태의 변화, 감정의 기복에 예민하기보다 무디게 반응하며, 자신의 초심을
간직한 채 누가 뭐라 해도 내 길을 가는 멘털, 그것이 둔(鈍)의 본질이다.